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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팅

cycle/장비 2010. 3. 2.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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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을 오르며

작품 2010. 2. 13. 03:24

자전거에 몸을 싣고 남산을 오른다.
빈몸으로 걸어 올라가기도 힘든 그 가파른 고개길을
무거운 자전거를 끌고 나만의 도전을 해본다.

 

한순간이라도 페달질을 멈추면 뒤로 미끄러지는
이 언덕은 인생의 축소판

 

그 누구의 도움도 받을수 없는 나홀로 극복해야할
이 언덕은 인생의 고난길

 

가벼운 빈몸으로 오르면 훨씬 수월할것을
편안한 자동차를 빌리면 훨씬 편안할것을

 

왜 나는 이리도 힘든 방법을 선택한걸까?

 

비오는듯 떨어지는 땀방울과
터질듯한 심장을 부여잡고 나자신에게 추궁을 해본다.

 

한개의 언덕을 넘으면
다소나마 편안한 내리막이 기다리지만
그 앞에는 또 내가 넘어야할 언덕이 기다리고있다

 

그렇게 땀을 뻘뻘흘리면서 언덕을 오르다보면
가쁜숨을 고르느라 시선은 땅으로 향한다.

 

나도 모르게 고개를 숙인 겸손한 모습으로
산을 오르다보면 저 멀리 이 언덕의 정상이 보인다.

 

 

이제 얼마 남지않은 이 고난의 인생에서
힘든 고개는 얼마 남지 않았구나
라는 위안으로 더욱 힘껏 페달질을 한다.

 

이미 온몸은 땀으로 흠뻑 젖은채
귓가에는 이름모를 벌레들의 지저귐만이 들려온다.

 

이렇게 아무도 없는 한적한 산길을 오르다보면
그동안의 지난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사랑했던 일
즐거웠던 일
미워했던 일
슬퍼했던 일
고마웠던 일

 

이 세상에 태어나서
그다지 남들에게 자랑스러운 일은
해보지 못했지만

 

나 이렇게 열심히 살고있소

 

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자신감만은 충만하도록

아무도 없는 한적한 산길을
오늘도 나는 이렇게 오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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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새로운 시작이군요.

그동안 도와주신 모든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좋은 의사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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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의 동물

작품 2009. 1. 19. 23:46


아프리카의 작은 우리에 많은 동물이 갇혀있다.

호랑이 사자 코끼리 사슴 돼지 소 양 등등의 많은 동물이 갇힌 우리는 많은 동물이 살기에는 너무도 작은 크기이고 또한 먹을것도 부족했다.

허기와 더위에 지친 동물들은 모두가 힘들어했다.

 

그리고 작은 동물들은 제일 커다란 코끼리를 싫어했다.

가뜩이나 부족한 먹을것을 제일 많이 먹어치우는데다가

비좁은 우리에서 코끼리의 움직임은 작은동물에게는

생명을 위협할정도의 두려움이었다.

코끼리를 제외한 동물들은 코끼리를 제거하기로 마음먹었다.

 

우리 저녀석 차라리 잡아먹자.

그래 저녀석 자리만 차지하지 하등 쓸데도 없잖아

게다가 먹는건 얼마나 많이 먹어치우는지...

게다가 똥은 얼마나 많이 싸대는지 냄새나고 더러워...

 

동물들은 모두 코끼리의 존재자체가 스트레스였고 위협적으로 생각했다.

 

코끼리는 그런 동물들을 보면서 슬픔을 느꼈다.

쇠창살 밖으로 보이는 드넓은 평야에서 마음껏 달리고 싶었다.

그러나 그 쇠창살은 어찌나 단단한지 코끼리 조차도 부술 수가 없었다.

 

그러나 어느날 사육사가 코끼리를 밖으로 끌어냈다.

그리고 코끼리를 우리에 묶었다.

그리고 코끼리에게 그 우리를 끌게 했다.

코끼리는 많은 동물들이 들어있는 우리를 힘겹게 끌었다.

 

우리안에 갇힌 동물들은 환호했다.

 

드디어 저 눈에 가시같은 녀석이 없어졌군...

게다가 저 밖에서 생고생을 하는군...

바보같은 녀석 꼴좋다...

 

 

그런 동물들의 비아냥거림을 뒤로한채 코끼리는 묵묵히 우리를 끌었다.

 

힘겹게 한발한발 내딛었다.

우리가 무거웠다.

아무리 힘이센 코끼리여도 많은 동물이 들어있는 우리를 끄는것은 힘겨운 일이었다.

게다가 사육사는 날카로운 채찍으로 코끼리를 다그쳤다.

 

코끼리는 슬픔을 속으로 감추고 묵묵히 우리를 끌었다.

그렇게한동안을 코끼리는 우리를 끌고 갔다.

사육사가 도착한 곳은 동물원이었다.

 

동물원에 도착하자 많은 동물들은 각자의 방에 배치되었다.

많은 동물들은 각자의 방이 맘에 들었다.

시설도 좋고 먹을것도 풍부했다.

많은 동물들은 즐거움을 만끽했다.

그렇게 많은 동물들은 사막 한가운데에서 동물원으로 옮겨졌다.

 

코끼리는 비로소 무거운 짐을 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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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집을 나서면서 부모님께 소자 과거보고 오겠습니다...라며 큰절을 드렸다.


마지막시간에 이번시험 처음으로 omr카드를 교환했다.

그리고 수정한 답이 맞았다.

이 한문제가 합격과 불합격을 가를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노력했다.

한문제 한문제를 풀면서 지금 내가 한 선택이 한사람을 살릴수도 죽일수도 있는 선택이라 생각했다.

최선을 다했다.


盡人事待天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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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의 노력

작품 2008. 11. 23. 00:02

천재의 노력
세계적인 문호, 발자크는 자신의 작품생활을 되돌아보면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굴이 무너져 갱 속에 갇혀 버린 광부가
목숨을 걸고 곡괭이를 휘두르듯 글을 썼다."

프랑스 소설의 거장인 플로베르 또한 자신의 작품을 쓰는 태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몸이 아파서 하루에 몇 백 번이나 심한 고통을 느껴야 했다.
그러나 진짜 노동자처럼 이와 같이 괴로운 작업을 계속해 나갔다.
그렇다. 나는 소매를 걷어붙이고 이마에 땀을 흘리며,
비 오는 날이거나 바람 부는 날이거나, 눈이 내리거나 번개가 치는 속에서도
망치를 내리치는 대장장이처럼 글을 썼다.
'내 삶의 열정을 채워주는 성공학 사전'(조원기 엮음)에서 옮겼습니다.

한 열성 팬이 위대한 바이올리니스트 프리츠 크라이슬러에게 다가와 말했습니다.
"크라이슬러씨, 당신처럼 연주할 수만 있다면 목숨이라도 내놓겠어요."
그러나 프리츠 크라이슬러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부인, 전 이미 제 목숨을 내 놓았답니다."

엄청난 노력이 천재를 만듭니다.



나도 환자를 보는 순간만큼은 내 목숨을 걸고 할 것이다.
환자의 아픔을 느끼는 의사가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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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2008. 11. 16. 01:47

@

 

일어서면

허리도 펼 수 없을 만큼 낮은

 

두 다리 뻗으면

기지개도 제대로 킬 수 없는 좁은

 

이 작은 방에서

 

나는

온 하늘을 다 덮을 수도 있는 큰 꿈을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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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희에게 오직 천사만을 보내었다.
중요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가 말했다. "가장자리 끝으로 와라"
그들이 대답했다. "우린 두려워요"
그가 다시 말했다. "가장자리 끝으로 오라"
그들이 왔다.
그는 그들을 밀어버렸다.
그리하여 그들은 날았다.

프랑스 시인 기욤 아폴리네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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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가지 종류의 인간

작품 2008. 11. 9. 03:31



세가지 종류의 인간이 있다.

두부같은 인간.
스폰지같은 인간.
그리고 스프링같은 인간...


두부같은 인간은 연약해서 남이 밟으면 으깨져버려 원래의 모습을 찾기 어려워진다.

스폰지같은 인간은 남이 밟아도 잠시후에는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원래 모습으로 돌아간다.

스프링같은 인간은 남이 밟았을때 그 힘을 축적해서 높이 뛰어오른다.
추운 겨울과 더운 여름을 겪으면 담금질을 당해서 더욱 강해진다.



나는 스프링 같은인간이 되고싶다.

험한 시련에도 오히려 강해질 수 있는 그런사람.

그런 인간이 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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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환자진료에 있어 환자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는다.

2. 환자진료에 있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3. 환자진료에 있어 나의 실력과 경험이 부족할 경우

다른 전문가의 의견을 참고하여 무리한 치료를 강행하지 않는다.




그리고 ...

나의 지시에 따르지 않거나 내게 자문을 구하지 아니한 일의 결과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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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나라에서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연인 선발대회가 열렸다.
막대한 상금이 걸린 대회에 수많은 연인들이 모였다.
얼굴이 아름다운 연인, 몸매가 아름다운 연인들...
모두가 1등은 자기들 것이라고 자신만만했다.

그러나 정작 1등으로 뽑힌 커플은 의외로 장애인커플이었다.

백내장에 걸려서 두눈의 시력을 잃은 남자와
어린시절 소아마비에 걸려서 두 다리를 못쓰는 여자가 1등으로 당선되었다.

다른 수많은 커플들은 이에 불만을 품고 심사위원에게 항의하였다.

그러나 심사위원과 두 연인의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은
두 장애인 커플을 1등으로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여자를 만나기 전의 남자의 세상은 어두움 뿐이었다.
아름다운 꽃도 푸르른 하늘도 남자는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남자를 만나기 전의 여자는 혼자서는 아무데도 갈 수가 없었다.
하루종일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며 바깥세상을 동경하며 하루를 보내는 일이 전부였다.


그러나

두사람이 만나서 사랑을 시작했다.
그리고 두사람은 서로의 발과 눈이 되어주었다.


남자는 여자를 등에 업고 길을 나선다.
여자는 등에 업힌채로 아름다운 자연을 남자에게 설명해준다.

남자는 볼수는 없지만 귓가에 들리는 아름다운 목소리로 아름다운 풍경을 느낀다.
그리고 여자는 남자의 등에 업힌채로
그때까지 창밖으로만 바라보던 아름다운 풍경속에 하나가 된다.

그 둘은 그렇게 서로의 발과 눈이되어 세상에 나선다.

서로를 만나기전에는 할수 없었던 일이 가능해 진것이다.

사랑은 불가능을 가능케 한다.
그래서 사랑은 위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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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아픔을 치료할 수 있다면

 

의료봉사에서 만난 한 할아버지와의 이야기다

많은 환자분이 있었지만 내가 처음으로 몸에 칼을 대도록 허락해주신분.

작은 티눈이었지만 내가 그것을 치료해드림으로써 그분이 얻는 기쁨은 얼마만큼인가?

지금도 문밖에까지 나와 배웅해주시던 어르신의 모습을 잊지 못한다.

이런 걸까 의사로서 살아간다는 기쁨이……

 

이번 방학에 학교에서 의료봉사를 간다고 한다. 방학을 빈둥빈둥 대며 보내는 것보단 뭔가 의미가 있을 것 같아 참가 하기로 했다.

하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학생의 신분, 미흡한 지식으로 행하는 의료봉사라는 것이 얼마나 농민들께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을 하였다.

 

목적지인 충주호근처 살미면에 도착했다. 숙소로 제공된 초등학교는 무척 깨끗했다.

현관에 걸려있는 아이들의 해맑은 사진은 도회지의 아이들 과는 사뭇 달랐다.

짐을 풀어놓고 내일부터 시작될 진료의 예행연습을 하였다. 처음에는 어색한 듯 보이던 동료들의 자연스럽게 변해가는 모습은 무척 놀라웠다. 인간은 주어진 상황에 적응하도록 만들어졌나 보다 라고 생각했다.

 

다음날 진료를 해드리기로 한 마을 회관에는 이미 많은 주민들께서 와 계셨다.

준비해간 약을 풀어놓고 진료할 테이블을 정리한 후 진료를 시작하였다.

 

서울에서만 살아왔던 나로서는 아직도 이런 의료의 사각지대가 우리나라에 있다는 것은 놀라움이었다. 물론 차를 타고 2시간만 가면 대학병원 급의 병원이 있지만 그분들께는 그것조차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루에 두 번 오가는 버스, 진료 한번 받으려면 하루를 소비해야 하는데 바쁜 농사일에 하루를 비운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고된 농사일로 지친 어르신들의 몸은 성한 곳이 없었다.

허리가 아프시다는 분, 무릎이 아프시다는 분, 엑스레이 같은 진단장비가 없는 현실에서 자세한 진단을 내릴 수는 없었다. 큰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수술을 하면 낫는 병이라 할지라도 그 의료비는 누가 감당할 것이며, 그리고 힘든 수술을 80세 노인이 견뎌내실 지도 의문이었다.

내가 해드릴 수 있는 것은 붙이는 파스와 진통제뿐 그 이상 해드릴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서울에서는 연세 드신 어르신들도 수술을 많이 받으신다고 한다. 삶의 질을 중요시 하는 요즘 몇 년을 살더라도 편하게 사시고 싶다는 의미일테지.

그러나 이곳의 현실은 달랐다. 어르신들께 가장 많이 들은 말이 그냥 이렇게 살다가 가는 날만 기다리는 거지 뭐……  였다.

뭐라고 말씀을 드려야 하나, 수술 받고 치료받으시면 나을지도 모르지만 지금의 연세와 경제사정을 고려해 봤을 때 그것은 무리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아보시라는 말씀만을 드릴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싫었다. 뭔가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고 싶었다.

 

그러던 중 한 할아버지께서 오셨다. 까만 피부에 구부정한 허리, 살아온 세월만큼의 주름살을 품고 계신 인자한 표정의 할아버님이셨다. 의관은 깨끗한 차림이었다.

그분께서는 발가락이 아프다 시며 말씀을 시작하셨다. 여기저기 병원을 다녀 보신지 7년째라고 하셨다. 말씀으로는 좋다는 약도 발라보고 이것저것 다해보셨다고 했다.

지름 5미리 정도의 티눈 이었다. 크기는 큰 편이 아니었지만 발걸음을 디딜 때마다 아프다 셨다.

도구를 미처 준비를 못한지라 부랴부랴 본부에 연락을 해서 보내 달라했다. 잠시 후 도구는 도착했다.

상처를 소독하고 조심스레 마취를 했다. 티눈은 생각보다 뿌리가 깊었다. 조심조심 티눈을 도려냈다. 할아버님께 여분의 소독약과 붕대를 드리고 여름이니까 소독 잘하셔야 덧나지 않는다고 말씀 드렸다. 할아버님은 환한 표정을 지으며 고맙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다음날도 진료는 계속되었다.

처음에는 조금은 미숙해 보이기도 했던 동료들은 이미 익숙한 의사선생님의 모습이었고 주민 분들도 약봉지를 손에 쥐고 흐뭇한 표정으로 서로 이야기들을 나누시곤 했다.

 

어이 그쪽은 약 부자네 그려…… 아주 한 보따리여……

허허 글쎄 울 식구 먹을 약하고 파스하고 뭐 이렇게 하니 이렇게 됐네 그려…… 아주 학생들이 고맙지 뭐여……허허허

 

즐겁게들 이야기 나누는 모습들이 정겨워 보였다. 이런 모습은 요즘 서울에서는 보기 힘든 모습인지라 더욱 그리 느껴졌는지도 모른다.

 

의료봉사의 마지막 날이 다가왔다.

첫날 티눈제거를 해드린 할아버지가 계속 신경이 쓰였다.

혹시 상처는 덧나지 않았는지? 더운 여름철인지라 상처소독 잘해야 하는데……

마침 오전에 진료가 끝나니 오후에 찾아 뵙기로 했다. 일을 도와주고 계신 면사무소 산업계장님께 부탁 드려 그분 차를 타고 가기로 했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충주호의 경치는 아름다웠다. 아시아 최고의 호수라도 했던가? 산으로 둘러 싸인 호수에는 낚시 배와 유람선이 한가로이 노닐고 있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여유로운 마음으로 다시 오고 싶었다.

 

어르신은 집 앞에 나와계셨다.

차에서 내리는 우리를 보며 반가운 얼굴로 맞이해 주셨다.

제일 먼저 발로 눈이 갔다. 겉으로 보기에는 큰 이상은 없어 보였다. 안으로 들어 가자는 말씀에 집으로 들어갔다. 아담하고 깨끗한 집이었다. 혼자 사신다는 말씀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집은 잘 정돈이 되어 있었다.

 

상처는 다 아물어 있었다. 염증도 생기지 않았고 티눈은 말끔히 제거되어 있었다.

그 동안 아픈 발 때문에 슬리퍼만 신으시다가 몇 년 만에 구두를 신는다 시며 아이처럼 좋아하셨다.

이제 다 나으셨다고 말씀 드리니 환한 얼굴로 아이구 의사선생님이 다 나았다면 나은 거지요..라고 고맙다는 말씀을 하셨다. 아직 학생이고 의사가 되려면 몇 년 더 남은 시간이 있지만 그렇게 말씀해주시는 할아버님이 고맙게 느껴졌다.

창 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풍경에서 미처 느껴보지 못했던 공기를 느꼈다.

가슴 가득히 차오르는 편안함에 잠시 눈을 감고 생각했다.

 

할아버지……

내년에 또 올게요……

내년까지 건강하게 계셔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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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을 오르며

cycle/column 2008. 10. 17. 00:46


남산을 오르며

자전거에 몸을 싣고 남산을 오른다.
빈몸으로 걸어 올라가기도 힘든 그 가파른 고개길을
무거운 자전거를 끌고 나만의 도전을 해본다.

한순간이라도 페달질을 멈추면 뒤로 미끄러지는
이 언덕은 인생의 축소판

그 누구의 도움도 받을수 없는 나홀로 극복해야할
이 언덕은 인생의 고난길

가벼운 빈몸으로 오르면 훨씬 수월할것을
편안한 자동차를 빌리면 훨씬 편안할것을

왜 나는 이리도 힘든 방법을 선택한걸까?

비오는듯 떨어지는 땀방울과
터질듯한 심장을 부여잡고 나자신에게 추궁을 해본다.

한개의 언덕을 넘으면
다소나마 편안한 내리막이 기다리지만
그 앞에는 또 내가 넘어야할 언덕이 기다리고있다

그렇게 땀을 뻘뻘흘리면서 언덕을 오르다보면
가쁜숨을 고르느라 시선은 땅으로 향한다.

나도 모르게 고개를 숙인 겸손한 모습으로
산을 오르다보면 저 멀리 이 언덕의 정상이 보인다.

이제 얼마 남지않은 이 고난의 인생에서
힘든 고개는 얼마 남지 않았구나
라는 위안으로 더욱 힘껏 페달질을 한다.

이렇게 아무도 없는 한적한 산길을 오르다보면
그동안의 지난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사랑했던 일
즐거웠던 일
미워했던 일
슬퍼했던 일
고마웠던 일

이 세상에 태어나서
그다지 남들에게 자랑스러운 일은
해보지 못했지만

나 이렇게 열심히 살고있소

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자신감만은 충만하도록
아무도 없는 한적한 산길을
오늘도 나는 이렇게 오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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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아마도 스포츠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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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발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았을경우의 예입니다.

출처는 YouTube 의 medicinacelular 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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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삽입 이미지


포샵처리하여 레이져 프린터로 인쇄후 이어붙인작품....

사이즈는 길이 약 100cm  높이 약 50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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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cle/column 2008. 7. 22.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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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는 보는 스포츠는 축구... 본인이 직접하는 스포츠는 사이클 이라고 한다.

하지만 한국에서의 사이클은 그리 인기 스포츠가 아니다.

산악지형의 mtb의 최적요건에도 불구하고 자전거의 운송비율은 최저수준이다.

그 이유는 뭘까?

--작성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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